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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민] 뉴질랜드 총리 제신다 아던의 출산소식과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

뉴질랜드 외국인 2018. 6. 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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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급격히 방문자가 뛰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뉴질랜드 총리로 많이 방문 하는 걸 보고 '아 총리가 출산을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 한명의 임신과 출산이 한국에서 이렇게 유명하다니! =_= 예전에도 제신다 아던에 대한 글을 몇 개 작성하였지만, 모아서 정리를 해 보고자 한다.



제신다 아던 관련 글을 보려면


뉴질랜드 총리 임신한 소식 - http://korean.jinhee.net/363  


[뉴질랜드 이민] 선거 결과, 그리고 새로운 총리 - http://korean.jinhee.net/337 


[뉴질랜드 생활] 뉴질랜드 선거일이 하루 남았다. - http://korean.jinhee.net/323




전 세계적으로 임신과 출산으로 이렇게 유명한 건 처음이다. =_= 뉴스에서 '제신다 아던이 아이가 오늘 나온다' 등의 제목을 보면서 만약에 내가 출산을 한다면 이런 적나라하게 소식을 알리는 것에 경기를 일으킬 것 같은데.. 어쨌든 그녀의 출산 소식은 BBC, CNN에 또 한번 메인을 장식했다.

그녀의 파트너 클라크 게이포드의 트위터에 사진이 뜨는 순간 모든 미디어가 집중.









제신다는 총리직은 잠깐 내려놓고 출산 휴가로 6주 동안 휴식기를 가진 후 다시 국회로 복귀 할 예정이다. 그 동안의 부재 동안 바로 밑에 부 총리인 윈스턴 피터가 총리직을 대신 할 예정. 참고로 윈스턴 피터가 이끄는 당은 우익이 강하고 노년층에 인기가 많다. 제신다가 있는 레이버당은 진보적.




제신다는 총리직에 있는 사람으로써 세계에서 두번째로 출산을 한 사람이 되었다. 클라크 게이포드와 제신다는 결혼은 안 했지만, 같이 살고 있고 사실혼 관계, 즉 파트너쉽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결혼 안해요?" 라고 반문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뉴질랜드에서는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법적 보장이 되어있는 것은 물론, 사람들 인식도 파트너쉽에 관대하여 거의 결혼과 별 차이를 못 느낀다는 사람들의 의견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주위에만 봐도 아이를 낳아도 결혼은 하지 않고 파트너 쉽 상태로 같이 살면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뉴질랜드 국제 연애] 파트너쉽 관계? 결혼 한 사이? - http://korean.jinhee.net/348


총리가 젊은 여성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일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제신다가 임신 기간 중 영국에서 정상 회의를 가지는 동안 게이포드는 영국 연합국들의 정상들이 모여 미팅하는 배우자를 위한 프로그램에서 마치 한 명의 남성을 차지해야 하는 데이트 프로그램에 나온 것 마냥 그 말고는 전부 여성인 사진이 화재였다. 모든 정상급 회의에서 대부분 '남자' 가 국가를 대표하는 총리직을 맡기 때문에 그들의 배우자는 대부분 퍼스트'레이디' 즉, 여성이 대부분인데, 게이포드만 달랑 남자였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사람들도 이 사진이 웃겼는지 예능 프로 중에 하나인 '버첼러' 와 비교하기도 했다. ㅋ


위는 실제 퍼스트 레이디 앤 젠틀맨의 사진 / 아래는 예능 프로 중 하나인 버첼러라는 프로. 참고로 이 프로는 남자의 프로포즈를 받기 위해 여성들이 치열하게 싸운다.



서양 국가가 아무리 개방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들도 이런 현상이 생소하고 신기한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아직도 국가 정상들은 대부분 남성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제신다가 최초의 여성 총리가 아니다. 그 전에도 제신다와 같은 여성 총리가 있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란 것을 알기 때문에 그녀를 믿고 지지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한국도 박근혜라는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는 '박근혜가 했는데 여성이라 망했기 때문에 여성 대통령을 뽑으면 안 된다' 라고 근 시안 적인 생각을 가지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제신다 총리의 케이스는 전.혀 다르다. 여성이란 것은 똑같지만, 박근혜는 박정희라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나타났다. 박정희 시대 때의 국가 발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그의 혈육 - 그 사람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이 - 을 뽑아준 것이다. 게다가 1970년 대 때는 박근혜를 공주 취급하지 않았던가. 로열 계급이라 생각하고 뽑아주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박근혜가 불쌍해서 뽑아준다는 의견도 많다) 




6주 출산 휴가가 지나면 다시 제신다는 워킹 맘으로써 (또는 국가 수장으로써=_=)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 그럼 육아는? 그 역할은 게이포드가 될 것이다. 둘 중 한 명은 육아를 해야 하는데 -_- 제신다가 국가 최종 보스이기 때문에 생각 할 것도 없이 게이포드가 육아에 전념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그녀를 위한 게이포드의 전폭적인 지원과 커리어 희생에 마음이 짠하다. 그도 다른 남성처럼 커리어가 탄탄하고, TV의 낚시 채널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커리어를 내려놓고  (첫 케이스는 아니지만) 남자들이 하는 흔치 않은 육아 생활을 함으로써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수면으로 떠오르게 만든 것이다. 전업주부는 자연스럽지만 전업아빠?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뉴질랜드에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이 한국은 아직도 거부감을 보인다는 것을 잘 안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여자가 돈을 더 많이 벌면 남자가 기가 안 산다, 결혼도 안하고 속도 임신한다, 여자가 기가 너무 쎄고 드세다, 남자가 전업주부나 하는 거보니 능력이 없다 등 편견 가득한 글을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과연 이 들 커플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날이 한국에 올까? 여자가 일하고 남성이 전업주부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을 한국에서 보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우리는, 사회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한국에서도 이런 커플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는 건 너무 먼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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