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직장동료로부터 받은 메세지,
오늘이 내가 일하는 직장에 다닌지 꼭 6년 째가 되었다고 축하를 받았다.
벌써 6년이나 되었다니, 한 직장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다닌 건 처음이라며 이직해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6년 째 근속 중, 소감은요~
IT 업계는 평균적으로 2~3년 근무하면 다들 이직을 고려하는 생태계인지라, 한 곳에서 6년이나 근무한 것은 한국인 입장에서 봤을 때 꽤 오랫동안 일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한 곳에서만 오랫동안 일 하면 오히려 기술이 정체되고, 연봉 금액을 올릴 때도 이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다닐 줄은 몰랐다.
나는 뉴질랜드가 평균적으로 한국보다 근속연수가 긴 편이라고 장담하는데,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근속연수를 비교 했을 때 확연히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회사에 들어와서 같이 일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오랫동안 일했냐고 물으면 5년 이상 다녔다고 대답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특히 내가 다니는 회사는 일의 직종 상 이직할 수 있는 회사의 옵션이 별로 없어서 근속연수가 정말 말도 안 되게 긴 직장 동료들이 꽤 있다. 20년은 기본, 정말 말도 안 되는 사람 몇 몇은 40년 이상...
입사 부터 지금까지
입사 후 첫 1년은 고용된 직무기술에 따라 일하고 분위기 파악하느라 바빴다. 작은 기업에서만 일해 본 경험만 있어서 50인 이상의 중견 (혹은 대형) 기업문화는 어떤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이메일 형식이나 미팅 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을 보며 관찰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입사 당시만 해도 영어가 많이 떨어졌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2~3년 째부터는 일이 손에 익고, 이메일 및 미팅을 많이 하다보니 영어가 많이 늘었다. 그리고 눈을 돌려 직장 사람들과 친해지는 사회망을 만들었다. 의외로 외국인들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 거는 걸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만 용기내서 먼저 다가가면 의외로 쉽게 문을 여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때부터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나라는 사람을 이질적인 존재에서 같은 팀으로 받아들이고, 기존에 직무 설명서만 기술된 일이 아닌 회사의 다른 분야들의 일을 알게 된 기간이 아닌가 싶다. 이 때부터 업무 외에 회사 친목 클럽 같은 것도 참여하려고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좀 더 시니어 직급으로 올라오면서부터는 회사의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회사의 방향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회사 내 투명한 문화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매년 마다 무슨 일을 할 것인지 회사 전 직원에게 밝힘으로써 내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겠구나를 예상할 수 있고 좀 더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닌 가 싶다.
이직은..
올해 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뉴질랜드 전국의 비지니스가 어려워지고 연봉동결(연봉 감축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지-_-)로 이어지면서 이직 생각은 당분간 없을 듯 하다. 게다가 재택근무 및 근무시간 탄력제로 인해, 집에서 일하고 싶은 경우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회사 전체가 고취하고 있어서 출근해야 한다는 월요병 같은 강박감도 사라졌다.
나는 스스로 2주마다 9일 째 근무(2주마다 하루씩 쉬는 것)방식을 선택해 조금이나마 연봉금액 삭감에 스스로 참여했고, 주에 월요일과 목요일은 집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합의를 해서 화/수/금만 출근을 하게 되었다.
일의 강도나 압박, 자율성이 내가 왠만해서는 거의 다 조절하기 때문에 별 탈이 있지 않는 이상 이 회사에 꽤 오래 다니지 않을까 싶다. 팀원이 작년에 한 명 빼고는 완전히 다 바뀌게 되면서 새로운 팀원들과 일을 하는 것도 나름 새롭다. 그리고 팀원들이 전부 로컬이라 내가 겪을 수 있는 단점 및 어려움을 커버해 줘서 고맙기도 하다.
솔직히 한국 회사에 비하면 아주 많이 편하다=_=...그래서 다른 회사 사람들도 장기 근무를 하는가 보다.
앞으로..
직원을 관리하는 직급으로 넘어온 지 이제 1년이 넘어서 아직까지는 미숙하다. 그래서 매니지먼트 관리에 대해 좀 더 익숙해질 수 있게 더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가 프로젝트 매니저로 주도적으로 나서서 프로젝트를 만들고 진행하는 일을 만들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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